전교조의 부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교조가 7년 만에 합법적인 노조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대법원이 3일 전교조를 법외노조라고 한 정부의 처분은 무효라고 판단한 건데요. 1심과 2심 재판에서는 모두 전교조가 졌었는데, 이를 대법원이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거예요. 이로써 전교조는 정당한 노조로서 단체교섭권 등 모든 권한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전교조는 대법원의 판결을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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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3권 본질적 제약”

헌법에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려면 국회가 정한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명시되어 있는데요.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이 시행령에 근거했기 때문에 법에 위반된다는 겁니다. 또 “법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행정기관이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노동3권의 행사를 본질적으로 제약한다”라고도 판단했습니다.

* 법외노조: 노동조합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조합을 의미합니다. 법외노조가 되면 단체협약 교섭권, 노조전임자 파견권 등 노조로서의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기나긴 법 투쟁 7년

전교조는 2013년 해직 교사 9명이 조합원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시정하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 전교조가 이를 거부하자 그 해 정부는 바로 법적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라는 교원노조법, 노동조합법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 전교조는 해직 교사가 조합원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노조에서 강제 탈퇴하게 한 것은 헌법상 단결권*을 침해한다면서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 그러나 1심과 2심은 모두 전교조의 법외노조가 정당하다고 했는데요. 대법원은 노동조합법 등에 ‘법외노조와 관련된 조항이 없다’라며 판결을 뒤집은 겁니다. 7년 만에 ‘노조’라는 법적 지위를 회복했어요.

* 단결권: 단체를 결성하고 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

 

전교조 “민주주의 승리”

전교조는 판결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마침내 법외노조의 굴레를 벗어났다”라며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자신들의 권리를 부당하게 묵살했던 국가에 대한 서러움을 토로했는데요. 그동안의 노력이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자축했습니다. 전교조를 이끌었다며 해직됐던 33명의 교사도 앞으로 복직할 수 있게 됐어요.

 

교총 “정치적 상황에 따른 판결”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기존 헌법재판소의 결정, 법원의 1·2심 판결과 배치되는 선고라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적 상황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고, 법치주의마저 흔드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어요. 또 “이번 판결이 법리적 판단보다 ILO 협약 비준, 한-EU FTA 체결 등 다른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어요.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

대법원이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파기환송심 절차 끝나기 전까지 전교조는 ‘법외노조’ 상태가 유지됩니다. 그러나 재판 종결에 앞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먼저 ‘합법화’가 될 수도 있어요.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의 비준 방침에 따라 해직자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거든요.

 

ILO 핵심협약이 뭔데?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87, 98호)’, ‘강제노동 금지(29, 105호), ‘아동 노동 금지(138, 182호)’, ‘차별 금지(100, 111호)’ 등 4개의 부문에서 두 개씩 꼽은 협약을 의미해요. ILO는 이 8개의 조약을 모든 회원국이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1991년 우리나라는 이 8개의 협약을 모두 따르겠다고 약속하며 ILO에 가입했는데요. 아직 ‘결사의 자유’ 조약 두 개와 ‘강제노동 금지’ 조약 두 개, 총 4개의 협약에 대해서는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국의 노동인권 발전을 위해 이 협약들 역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취지예요.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