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카카오 호출’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 도중 자신의 보좌진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어요. 회의장에서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연설이 한창이었는데요. 그의 연설문을 실은 기사가 실시간으로 ‘다음(카카오)의 메인 화면’에 올라오자 불만을 품은 겁니다. 네이버 출신인 윤 의원은 포털 업계 시스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텐데요. 그가 항의하겠다며 카카오를 호출하자 ‘포털을 조작해 여론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요.

✔️ 키워드: 윤영찬, 포털 외압 의혹, 카카오

  

윤영찬 형평성 생각

메시지 내용이 보도되자 윤 의원은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는 “형평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카카오 관계자를 불렀다고 설명했어요. 전날 민주당 대표도 연설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한 기사는 포털 메인 화면에 걸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자신이 네이버에서 국회와 정부 인사들을 만나는 일을 담당했다는 말도 꺼냈어요. 당시 그도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의원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했다면서요. 해명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결국 9일 그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엄밀한 자세와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지 못했다. 이번 일을 커다란 교훈으로 삼아 한마디 말과 한 걸음 행동의 무게를 새기겠다”라고요.

▷ 카카오 측의 확인 결과 이낙연 대표의 연설 기사도 연설한 당일 포털 메인에 노출됐었다네요.

 

국민의힘 뉴스 통제 실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여당의 갑질이자 언론 통제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요.

  • 윤영찬 의원과 같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윤 의원의 ‘과방위원직’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그들은 이번 일로 청와대가 포털을 좌지우지했다는 소문의 실체가 밝혀졌다고 주장했어요. “윤 의원은 누구보다도 언론, 미디어에 대해 잘 아는 분”이라며 그를 “왜 청와대에서 국회로 보냈는지 상당히 드러났다”라고도 하고요.
  •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최고 기업 ‘카카오”를 국회에 불러들이는 게 “서슬 퍼런 민주당의 이면”이라고 했어요. 배현진 의원도 “뉴스 통제가 실화였다. 민주당은 당장 해명하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대표도 나서서 “주의”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9일 국회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는데요. 여야 대표연설을 불공정하게 다루었다는 문제의식에서 한 행동이라도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윤 의원에 “엄중히 주의를 드린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의원이 국민들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새삼 조심해야 한다”며 다른 의원들에게도 당부했어요.

 

윤영찬은 누구

윤영찬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고요. 네이버 부사장을 맡아 뉴스 사업을 총괄하기도했습니다. 그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고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지내기도 했어요.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소속돼 포털 사이트 관련 현안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포털, 뉴스 편집은 AI가 한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는 모든 뉴스 편집은 인공지능(AI)가 한다며 ‘권포유착*’ 의혹을 일축했어요. 카카오 측은 “2015년 6월부터 AI가 뉴스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뉴스 수정과 삭제 권한 모두 언론사에 있다고도 했어요. 네이버도 “지난해 4월부터 100% AI 편집으로 전환했다”라며 “일부 사람의 항의로 편집이 바뀌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포털 사이트는 사람들이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하는 창구인데요. 정말 공정한 걸까요?

*권력과 포털 사이트의 유착을 말해요.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