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충전하러 갑니다

정부에서 미래 유망 산업으로 인정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그리고 전 세계적인 전기차 열풍까지. 이렇게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배터리, 전기차 관련주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데요. 그중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이 특히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던 LG화학이 갑자기 배터리 부문을 분사하겠다고 발표했어요. 배터리 성장성만 믿고 투자한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인데요.

✔️ 키워드: LG화학, 배터리, 물적 분할

 

왜 배터리 따로 빼?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겠다는 것. LG화학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데요. 회사 자체가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전지(배터리) 등 사업영역이 다양해 배터리만 따로 내세우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LG화학(48조 원)은 세계 배터리 시장 2위 업체인 중국의 CATL(시가총액 78조 원)보다도 시장가치가 훨씬 낮게 평가받고 있죠. 분사할 경우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이란 프리미엄이 반영되어 현재 LG화학보다도 높은 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주식시장 ‘상장’하는 이유

‘자금 확보’가 가장 크죠. 1) 지금까지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해왔어요. 하지만 최근 석유화학 업황이 침체되면서 자금 공급이 어렵게 됐죠. 2) 또 LG화학은 테슬라, 현대자동차, BMW, GM, 벤츠 등 완성차 업체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다량 따냈는데요. 그런데 여기 배터리를 다 공급하려면 현지 공장을 새로 짓거나 늘려야 해서 매년 3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해요. 3) 게다가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추진하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니 상장(IPO)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얻으려는 거죠.

 

지금이 적기?!

LG화학에서는 내부적으로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꾸준히 추진해왔어요. 하지만 배터리 사업 부문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적자’가 계속되면서 쉽게 분사 결정을 내리지 못했죠.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할하면 투자자금 모집하는 데 불리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555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매출도 크게 늘어나면서 분사 결정이 이뤄졌어요.

 

분사는 언제, 어떻게

올해 12월 1일 ‘신설법인’이 나옵니다. 법인명은 ‘LG에너지솔루션(가칭)’ 등이 거론되고 있어요. 분사 방식은 ‘물적 분할’ 방식이 될 예정. 물적 분할은 모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법인으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방식인데요. 즉 분사하게 되면 LG화학 배터리 부문은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되고,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의 손자회사가 되는 겁니다.

 

기존 주주는

LG화학 기존 주주는 그대로 LG화학 주주로 남게 됩니다. 배터리 부문 신설법인의 주식은 받을 수 없어요. ‘인적 분할’을 하면 기존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가질 수 있지만, ‘물적 분할’의 경우 기존회사가 신설 법인의 주식을 소유하게 되기 때문이죠. 분사 발표가 나자 LG화학 주가는 3일 76만 8000원 수준에서, 17일 64만 5000원으로 떨어졌는데요.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에, LG화학은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