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트럼프 결국 윈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오라클이 협력하는 합의안에 동의했습니다. 그동안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렸던 트럼프, 틱톡을 아주 쥐락펴락해왔는데요. 결국 틱톡 금지 시한인 20일을 앞두고, ‘인수합병’이 아닌 ‘기술협력’을 통한 미국 기업의 경영 참여를 제안한 틱톡에 오케이 사인을 내린 겁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틱톡과 오라클의 딜에 축복을 보낸다”라고 했는데요. 트럼프나 틱톡 양쪽 다 윈윈인 걸까요?

✔️ 키워드: 틱톡, 트럼프, 오라클, 기술협력

 

“2만 5천 명 고용”

합의안에 따르면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부문 모두를 하나로 묶어 ‘틱톡글로벌’이라는 새로운 회사가 만들어집니다. 틱톡글로벌은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 본사를 둘 예정이고요. 2만 5천 명 이상을 고용하고, 텍사스에 있는 교육기금에 50억 달러(5조 8천억 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는데요. 대선을 40여 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위협’을 해소하는 동시에 미국 내 ‘대규모 일자리 창출’하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본인의 성과로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색 지우는 ‘틱톡글로벌’

틱톡글로벌의 지분은 오라클이 12.5%, 월마트가 7.5%를 차지할 예정이고요. 그 외 오라클, 월마트를 포함한 미국의 투자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틱톡 글로벌의 지분 53%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 합니다. 또 이사진 과반을 미국인이 맡도록 하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을 앉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요. 게다가 1년 안에 홍콩, 상하이가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IPO)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인수합병 아닌 ‘기술제휴’

앞서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미국 사업부 ‘인수’ 제안을 거절했어요. 대신 ‘기술협력’ 파트너로서 오라클을 선택했죠. 오라클이 MS를 제치고 바이트댄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라클 회장의 친분과 무관치 않다고 합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지난 2월 자신의 캘리포니아주 저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기부금 모금 행사를 열기도 하고, 4월에는 백악관의 경제 회생 자문단에 합류하기도 했죠. 어쨌든 이를 통해 틱톡은 미국 사업 부문을 완전히 넘기지 않고도, 기술 제휴 및 지분을 일정 부분 양보하는 형태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어요.

 

오라클과의 ‘전략적 제휴’

오라클은 기업 전문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업체인데요. 1977년 세워진 미국 IT산업 1세대 주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틱톡의 기술협력 파트너로서 자사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틱톡글로벌의 모든 데이터를 보관, 관리하게 됩니다. 이로써 클라우드 사업에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며 존재감이 없던 오라클은 클라우드 업계에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커졌어요. 틱톡은 오라클을 통해 미국 및 전 세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게 됐고요.

▷ 잠깐, 월마트는? 현재 월마트는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 중입니다. 온라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려면 젊은 세대를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Z세대가 열광하는 틱톡에 참여하려는 거예요. 월마트 CEO 더그 맥밀런이 틱톡글로벌의 이사 5명 중 한 명으로 참여할 예정이고요. 월마트는 틱톡글로벌에 전자상거래,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 결제, 옴니채널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이라 합니다.

 

틱톡 금지령, 아직 끝이 아냐

예정대로라면 20일부터 틱톡은 미국 내 다운로드가 금지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승인하면서 미국에서 틱톡 다운로드 금지는 20일에서 27일로 일주일 연장됐어요. 트럼프가 금지령을 백지화하지 않고 연기한 이유는 마무리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 수출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 같은 절차가 마무리되고, 합의안이 확정되면 상무부 금지 조처는 철회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