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트럭’의 꿈, 이대로 끝날까

매출 0원에도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올해 6월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수소차 스타트업 ‘니콜라’. 지난 며칠간 사기 논란으로 떠들썩했는데요. 결국 20일(현지시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이 직위를 내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사기설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못한 채 떠나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니콜라 주가는 나날이 추락하는 한편, 제너럴 모터스(GM), 한화 등 관계 기업들과 니콜라 투자자들 또한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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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를 떠나다

니콜라는 “밀턴 회장이 먼저 자발적으로 사임을 제안했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어요. 밀턴은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회직에서 모두 물러났고요. 후임으로는 스티븐 거스키 전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회사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해요. 경영에는 손을 뗐지만, 밀턴은 여전히 니콜라 지분의 약 20%를 소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주식 가치가 약 28억 달러(약 3조 2500억 원)에 달한다고 해요. 

 

차를 언덕에서 굴렸다?

밀턴이 사임하면서 ‘사기 논란’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공매도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2018년 공개된 수소차 주행 영상은 차량이 스스로 달린 게 아니라 언덕에서 굴렸던 것이란 내부 직원 제보도 내놨는데요. 밀턴은 이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 말하기도 하고, 힌덴버그의 사기 의혹에 대해서 일부 답하면서 나머지는 추후 밝힐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니콜라를 떠나버린 겁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사기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 결과는 어떨지.

▷ 공매도 업체가 왜? 공매도는 타깃으로 정한 종목의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내게 됩니다. 힌덴버그의 발표로 니콜라의 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진 것을 보면, 이번 공매도 전략으로 힌덴버그는 막대한 수익을 냈을 듯 합니다. 공매도에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GM, 한화 나 떨고 있니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인 GM이 니콜라의 지분 11%를 사들이고 니콜라의 ‘배저’트럭을 생산하기로 제휴를 맺었습니다. GM은 “니콜라와 제휴 전 적절히 조사했다”며 니콜라의 사기 논란도 일축했죠. 국내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11월 총 1억 달러를 니콜라에 투자하고 수소 생산에 필요한 태양광 에너지 기술과 관련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LG화학의 경우 GM과 공동개발한 배터리가 니콜라의 ‘배저’트럭에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는데요. 니콜라 사기 논란 확산 이후 니콜라가 폭락하면서 이들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했습니다. 1억566만 달러(약 1753억 원)의 니콜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도 하루 만에 300억 원대의 손실을 보게 됐어요.

 

근데 제2의 테슬라라고?

밀턴은 ‘제2의 테슬라’를 꿈꾸며 2014년 미국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니콜라’를 만들었습니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을 만드는 곳이에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로 급부상한 테슬라처럼, 니콜라 역시 미래 자동차 업계의 리더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죠.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소기반의 자율 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 니콜라의 포부”라는데요. 수소트럭을 바탕으로 ‘제로 에미션(폐기물 등 배출 제로)’ 혁신을 일으키는 게 니콜라의 사업모델입니다. 다만 강력한 사업모델을 내세우면서, 아직 차 한 대도 만들지도 않고 매출이 0원이라는 점 때문에 거품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어요.

 

수소 트럭, 완성차 공룡이 뛰어든다

이번 니콜라 논란으로 수소차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데요. 수소차(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구동하면서도 배터리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만으로 달리는 전기차보다 ‘장거리 운행’에 더 유리합니다. 그래서 장거리에 적합한 트럭 모델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죠. 현재 수소차를 자체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 정도입니다. 니콜라 사태로 이런 수소차 기술을 가진 완성차 업체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