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트럼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확대되고 있는 우편투표를 사기라며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방법은 선거 조작밖에 없다”고 연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주정부 법무장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편투표가) 대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했고요. 24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장례식에서도 이번 선거가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대법원의 판단에 맡길 수도 있다고도 했어요. 백악관이나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조차 당황하면서 수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 키워드: 미국 대선, 우편투표, 트럼프

믿을 없어

트럼프가 긴즈버그 대법관의 시신이 안치된 연방 대법원을 찾자, “투표로 몰아내자”라는 일반 조문객들의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조문을 끝낸 그는 기자회견에서 “선거는 정직해야 합니다. 요청하지도 않은 투표용지 수백 만장이 모든 사람에게 보내지고 있습니다”라고 입을 열었어요. 그는 대선에서 질 경우 권력을 평화롭게 이양할 것인지 묻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무슨 일이 있는지 지켜보자”며 우편투표가 확대된 이번 대선 결과를 순순히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어요.

조작 판단을 위해 대법관을!

트럼프는 “이 (우편투표) 사기는 대법원 법정에 있게 될 것”이라며 “4 대 4 상황이 되는 것은 좋지 않다… (중략 )…필요 이상으로 정치적으로 될 경우에 대비해 9번째 대법관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6일까지 긴즈버그의 후임자 지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고요. 그 후 청문회와 표결, 공식 임명까지 빠르게 끝낼 계획입니다.

트럼프의 이유 있는 반대?

미국은 선거 당일 투표장이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선거 45일 전부터 ‘조기투표’를 실시해요. 미리 현장을 찾아가 투표하는 방법도 있고요. 신청자에 한해서 우편투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코로나 여파 때문에 우편투표를 확대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트럼프가 이 우편투표가 늘어나는 데에 불만을 표시하며 대체로 3가지 이유를 들었어요.

  • “무효 표가 많아”: 현장 투표보다 우편투표가 ‘무효 표’ 비율이 높아요. 2016년 우편투표용지 중에서 1%가 무효 처리된 건데요. 용지에 적힌 유권자와 전산에 등록된 유권자 이름의 스펠링이 다른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하네요. 현장 투표의 무효표 비율은 0.3% 수준이었습니다.
  • “투표 매수는 누가 확인해?”: 언제 어디서 유권자에게 표를 강요하거나 매수하는지 알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2005년엔 공화당과 민주당이 똑같이 우편투표 매수 행위를 적발하기 힘들다고 주장한 적이 있어요.
  • “아직 서툴러”: 많은 주가 우편투표를 해본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해 일 처리가 미숙하다고 해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에게 투표용지를 전달하다 보니 틀린 주소로 가져다주기도 하고요. 투표된 용지를 선관위에 전달했더니 훼손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진짜 속내에는 우편투표가 확대될 경우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시민이나 흑인이나 유색인들의 투표율이 높아져 자신이 매우 불리해질 거라는 초조함이 담겨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어요.

트럼프의 마이웨이

트럼프의 태도에 경쟁자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어떤 나라에 있는 것입니까. 대통령은 가장 비이성적인 얘기를 했습니다”며 비판했고요. 같은 공화당 소속의 벤 사세 상원 의원도 “대통령은 가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당황해했습니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은 미국 시민의 뜻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말 그대로 트럼프의 ‘마이웨이’인데요. 대선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