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총성이

옛날 소련을 구성하던 국가들이자, 30년째 앙숙 관계를 이어온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서로에게 총을 겨눴습니다. 27일(현지 시간) 이들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아르차흐)’에서 무력 충돌이 있었는데요.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적어도 23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서로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며 주장도 다른데요. 21세기에 유럽 국가들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자 깜짝 놀란 주변국들이 서둘러 말리려 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 키워드: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전쟁

아르메니아신성한 조국을 지켜라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제르바이잔 권위주의 정권이 다시 한번 아르메니아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라고 밝혔는데요. 아제르바이잔 군이 먼저 나고르노-카라바흐 수도 스테파니케르트에 있는 자신들의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곧바로 신성한 조국을 지킬 거라며 대비태세에 들어갔어요. 이들은 아제르바이잔 군 헬기 2대와 드론 3대를 격추하는 등 맞대응을 펼쳤고요. 해당 영상을 공개하기까지 하면서 도발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공격은 쟤가 먼저”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가 먼저 나고르노-카라바흐와 가까운 자신들의 군사기지와 주거지역에 대규모 도발 행위를 했다고 반박합니다. 이로 인해 자신들의 국민이 사망하고 민간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있었다고 해요. 5명이 죽고 7개 마을이 점령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도 같은 날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명분은 정의롭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이다”라며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싸워?

이 지역은 아제르바이잔의 땅입니다. 그러나 주민의 90%가 아르메니아계 사람이에요. 아제르바이잔은 튀르크계에 무슬림을 믿고요. 아르메니아는 기독교를 믿습니다. 즉, 언어・민족・종교적인 이유로 숱한 갈등을 벌여온 거죠. 소련 붕괴 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궁극적으로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1991년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아르메니아와의 통일을 주장했고 시위에 나섰어요. 자신들의 땅을 뺏길 것 같던 아제르바이잔은 곧바로 전쟁을 일으켰죠. 1994년 5월까지 전쟁은 이어졌고 결국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치권을 인정받게 됩니다.

▷ 2017년 투표에 의해 ‘아르차흐’로 이름이 바뀌었고요. 카스피해를 앞에 둔 이곳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세계 각지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실어나르는 중요한 지역이에요.

전쟁 분위기에 주변국이 진땀

러시아는 “즉시 사격을 멈추고 대화를 하라”며 성명했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도 즉시 휴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양측이 협상을 통해 이견을 해소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제르바이잔의 형제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들 싸움에 터키가 기름을 부으면서, 갈등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