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고의 분식”… 거래중지

스토리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과정에서 고의로 4조 5천억 원 정도를 분식회계 했다고 증선위(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 판단했습니다. 분식회계는 회사 실적이 좋아 보이게 하려고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뜻인데요. 구체적으로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뻥튀기 해서 회계 장부에 올렸다고 하네요. 그 벌로 바이오로직스는 당분간 주식거래가 중지되고 상장 폐지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심사도 받게 됩니다.

‘바이오에피스’ 가치 왜 부풀렸을까?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설립 때부터 실적이 좋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삼성은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 바이오에피스 가치를 올려서 모회사인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키우기로 하는데요. 그 방법이 바로 바이오에피스를 삼성 바이오로직스 자회사에서 제외시키는 거 였어요. 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제외하면 그 회사(바이오에피스) 가치를 공식적인 장부가가 아닌 시장가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되거든요. 다시 말해, 자회사 가치의 뻥튀기가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이렇게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등록해 놓고,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무려 5조원이 넘는 회사로 부풀려 놓았아요. 그 덕에 삼성 바이오로직스도 상장회사가 됐고요.

하지만, 증권위는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에서 제외시킬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건 당연히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라는 거죠.

삼성의 반박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9% 가지고 있는 미국 회사 바이오젠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제외시킨 거라고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반박했습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바이오에피스 지분이 50%를 넘게 되거든요. 참고로,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 때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0%를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실제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설득력은 많이 떨어졌죠.

진짜 논란이 되는 건 따로 있다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는 제일모직인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올라가면 제일모직 가치도 올라가는 건 너무 당연하죠. 그런데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예요. 이번 삼성 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단순히 기업의 ‘회계부정’ 사건이 아닌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였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제 어떻게 될까?

일단, 이번 증권위 판결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를 정지시키면서 길게는 두 달 넘게까지 매매가 막힐 거라는데요. 시가 총액이 22조가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0%이상이 국내 투자자들로 구성돼 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꽤 클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바이오주에 미칠 영향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증선위는 이번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의 해임 권고와 함께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회계 부정 사안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측은 증권위 판결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하네요. 상장 폐지는 법적 공방 같은 남은 절차가 많아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