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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 박차고 창업 | 1화 | 이준희

지난해 가을 벌써 3번째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부풀었던 기대감은 이내 큰 실망으로 돌아왔다. 노트북을 덮자 눈물마저 핑 돌았다. 면접 때 ‘준비 많이 하셨네요’라는 긍정적인 피드백까지 들었는데 탈락이라니… 친구들은 하나둘 직장인이 되어가는데 나는 정말 왜 이 모양일까.

이번 탈락을 끝으로 하반기 취업 시즌도 모두 끝이 났다. 그리고 지난 몇 개월간의 노력은 결국 수포가 되었다.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좌절과 상처뿐이다. 그렇다고 마냥 푸념하며 쉴 수도 없다. 다음 시즌 취업을 위해서 또다시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솔직히 취업을 위해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학점, 자격증, 어학 그리고 인턴까지… 분명히 나는 충실히 준비했으니 말이다. 누군가가 나타나 이런 것이 부족하니, 이런 것을 추가로 준비하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취업이 막막해지는 것일까. 대학 신입생부터 줄곧 목표로 해왔던 예술 관련 기업 취업을 포기해야 하나? 나도 무작정 모든 기업에 지원해봐야 하나?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계속되는 고민 속에서 자신감이 가득했던 나는 어느새 무기력한 사람이 되었다. ‘예술을 통해서 느꼈던 행복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자신 있게 말하던 나는 사라졌다. 빛나던 나의 20대도 점차 그 빛을 잃어가는 듯했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취업 준비를 했다고 믿어왔는데, 매번 합격이라는 결실은 나를 외면했다.

이쯤 되니 취업 자체가 하기 싫어졌다. 그렇다고 특별히 창업을 생각해본 것도 아니었다. 창업은 ‘특별한 누군가’만 도전하는 그런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자본도 경험도 없는 내가 창업이라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그래도 취준생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하는 심정으로 ‘창업’을 검색했다. 수많은 정보를 찾아보며, 취업보다는 창업 쪽으로 마음이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창업 성공기를 읽고 있으면 가슴이 뛰는 것만 같았다.

여기까지가 내가 취업을 그만두고 창업하기로 마음먹기까지의 과정이다. 물론 글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고민과 좌절이 더 있었지만, 취준생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것이니 전부 적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나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창업을 취업난의 돌파구로 선택했다.

무엇보다 매번 면접장에서 내 본 모습이 아닌 취업을 위한 모습으로 자신을 속이는 일에 신물이 났고, 취업을 위해 소비되는 시간과 비용을 더는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취업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취직 준비한다고 사서 공부했던 책들, 버린 책까지 다 합치면 이보다 3배는 될 듯…

 

하지만 막상 창업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모든 것이 막막했다. 마땅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변에 창업한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조언을 얻을 수도 없었다. 그저 막연하게 예술을 활용한 창업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머리를 굴려봐도 ‘유레카!’를 외칠만한 아이디어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이준희 쇼핑몰 '옐로우백' 운영

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생으로 1년을 보냈고, 이후 창업하였습니다. 현재는 픽셀 트레이더스 대표이자 쇼핑몰 운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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