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저런 일’ 진땀 빼며 성장합니다

약 5개월쯤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겪었다. 그중에는 예방할 수 없었던 문제도 있었고, 미리 조심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문제도 있었다. 이번 화에서는 내가 겪었던 크고 작은 문제를 공유하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상품 분실

가장 처음 겪었던 돌발상황이었다. 쇼핑몰 오픈 초기에 국내 도매 사이트에서 여러 상품을 다량으로 구입했었다. 그런데 그중에 한 상품이 배송 중에 사라져버렸다. 어찌 된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 배송을 담당했던 택배기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택배 기사님은 현관문 앞에 상품을 놔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상품을 받은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내가 착각을 했나 싶어서 보관하고 있던 모든 물건을 꺼내 다시 정리해 봤지만, 역시나 그 상품은 찾을 수 없었다. 택배 기사님에게 연락해 다시 확인을 부탁했지만, 며칠 동안 감감무소식. 결국, 아파트 내 CCTV까지 돌려봤다. CCTV 확인 결과, 그날 당시 택배 기사님은 물건을 배달한 적이 없었다.

정말 화가 났었다. 택배 기사님에게 상품값을 청구하려다가 사라진 상품이 그나마 저렴한 상품이라, 택배사에 항의 전화 정도만 하고 그만뒀다. 실랑이를 벌이다가 내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따로 상품 도매 업체에도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사정을 들은 도매 업체는 상품을 무료로 다시 보내준다 했었지만, 도매 업체의 잘못이 아니기에 받지는 않았다. 대신 앞으로의 거래에서는 해당 택배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사건 이후로 상품을 구입할 때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사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상품을 받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증거도 남기고 있다.

 

2. 해외 반품

지금 생각해 봐도 아찔했던 일이다. 중국 도매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한 적이 있었다. 사이트에 게시된 사진을 보고 상품을 구입했는데, 해당 상품을 구매 대행업체에서 받아보니 사진과 실물이 너무 달랐다. 상품 이곳저곳에 상처와 얼룩이 있었고, 물건 포장 상태도 엉망이었다.

해당 상품은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수입한 물건이었는데, 만약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수입했다면 큰 피해를 겪어야 했을 것이다. 해외에서 직접 수입하는 경우, 반품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언어적 문제로 업체에서 반품을 거부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구매 대행업체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들여오기 전에 반품할 수 있었고, 배송비 정도만 손해를 봤다. 이 일을 계기로 지금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대량으로 구입하기 전에 샘플을 요청해서 받아보고 있다.

 

3. CS 문제 (구매 고객의 불만)

리뷰는 모든 쇼핑몰 운영자가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많은 고객이 리뷰를 보고 구매를 결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속 평점 5점을 받아오던 렌즈 케이스 상품에 평점 2점짜리 불만 리뷰가 달렸다. 해당 상품이 당시 내 쇼핑몰의 주력 상품이었기에 가슴이 철렁했다.

리뷰를 확인해보니, 해당 상품과 본인이 사용하던 작은 원통형 하드 렌즈 통을 같이 쓸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나는 두 물건을 당연히 같이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따로 테스트해보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상품 구매자로부터 받은 불만 리뷰

 

리뷰를 보자마자 고객님께 바로 연락을 드렸다. 해당 내용을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 충분히 사과를 드렸고, 다른 상품을 무료로 보내드렸다. 물론 상품을 설명하는 페이지도 급하게 수정했다.

평점 5점을 유지하던 상품의 평점이 떨어진 것은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리뷰를 통해서 문제를 말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님께 요청하여 해당 리뷰를 삭제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내버려 두기로 결정했다.

해당 리뷰를 다시 보면서 내가 파는 상품을 좀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판매를 시작하기 전에 같은 상품을 파는 다른 판매자의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다른 판매자의 리뷰를 참고하면 내가 상품을 판매하면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찾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4. 배송 지연과 제품 파손

내가 겪었던 상황 중에 가장 큰 문제다. 추석 대목을 잡아보고자 새로운 상품의 수입을 진행했다. 당시 나는 추석 2주 전에 수입을 진행하면 충분히 추석 전에 상품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상품이 한꺼번에 몰렸는지 모든 과정이 차례로 늦어졌다. 중국 내 배송은 물론,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배송도 늦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기간에 태풍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항공편으로 수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된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언제 출발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계속 발만 동동 굴렀다.

상품이 중국에서 출발하여 한국에 도착한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됐다. 이미 많은 물건이 몰려 수입 통관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세관에서 통관이 지연되면서 추가로 창고 이용 비용도 내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추석 전에 물건을 받는 데 실패했다. ‘추석 선물’이라는 키워드로 상품을 팔 예정이었는데, 시도해보지도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상품의 상태였다. 태풍 때문인지 상품 일부가 물에 젖어 있었다. 종이 박스로 포장된 상품은 대부분 물에 젖어 심하게 구겨져 있었다. 택배 상자를 급하게 열어 물을 닦아내고, 선풍기로 말려도 봤지만, 도저히 복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곧바로 국제 배송을 담당한 택배사에 연락해서 항의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상품 비용을 모두 돌려받지는 못했다.

 

물에 젖어 구겨져 버린 택배 상자들… 마음이 아팠다

 

파손된 상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다. 물론, 크게 파손된 경우에는 모두 폐기 처리했다. 하지만 포장 상자만 조금 구겨지고, 본 상품은 멀쩡한 경우가 고민이다. 포장 상자를 따로 구입해서 재포장하면 충분히 판매할 수 있는 상태다. 재포장한 후, 판매할지 아니면 무료 사은품으로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

이때의 일을 계기로 명절이나 기념일이 있을 때는 최소 한 달 전에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파손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상품을 수입할 때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구매 대행업체에 따로 정밀 포장을 요청하기로 다짐했다.

 

5. KC 인증 문제

나와 같은 초보 판매자가 가장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 바로 KC 인증이다. KC 인증이란 쉽게 말하자면 상품이 국가가 정한 안전기준을 잘 지켰는지 검증하는 제도이다. KC 인증이 필수인 상품을 인증받지 않고 판매하면 불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게 되니 판매자라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나는 KC 인증 관련해서 상품을 버려야 했던 경험이 있다. 국내 도매 사이트에서 품질이 좋아 보이는 욕실 매트를 몇 개 구입했었다. 상품을 택배로 받아서 품질을 확인한 이후, 다른 판매자는 욕실 매트를 어떻게 판매하고 있나 둘러보던 중에 욕실 매트는 KC 인증 필수 상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판매를 꼭 하고 싶었던 상품이었기에 KC 인증 관련 내용이 있는지 도매처에 문의를 넣었다. 그런데 도매처에서는 아직 준비 중이라는 답변을 반복할 뿐이었다. KC 인증 없이 배짱으로 물건을 판매한 도매처가 원망스러웠다.

상품의 품질은 괜찮았기에 직접 KC 인증을 받아보려고도 했었다. 하지만 여러 곳에 인증 견적을 의뢰해본 결과 최소 60만 원 이상이 필요했다. 상품이 팔릴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황에 덜컥 60만 원을 지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고민 끝에 상품을 포기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KC 인증 관련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1381 인증 표준 콜센터와 국민신문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증 표준 콜센터는 인증에 관련한 거의 모든 질문을 받아준다. 전화하면 해당 상품의 담당자에게 연결해주며 경험상 정말 친절하게 답변해주신다.

인증 표준 콜센터를 활용하면 KC 인증에 대한 간단한 내용은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통화로만 상담하다 보니 상품의 정확한 생김새나 스펙을 공유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더 자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국민 신문고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국민 신문고에 상품의 자세한 정보와 질문을 민원으로 넣으면 절차도 끝이다. 그러면 해당 인증을 실제 담당하는 기관에서 자세하게 답변을 해준다. 글로 질문하기 때문에 상품의 이미지나 스펙을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인증 표준 콜센터보다 훨씬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KC 인증이 걱정된다면 이 두 기관을 활용하면 미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기관의 답변을 듣고 비용을 들여서 KC 인증을 받을지 아닐지는 개인의 몫이다.

이상 다섯 가지가 몇 달간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크고 작은 문제다. 돌이켜보면 사소한 문제는 공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았고, 꽤 진땀을 빼야 했던 문제도 더러 있었다. 그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사업가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를 마주하건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자세가 필요할 듯싶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이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업클에서 네 편의 창업 관련 글을 연재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잘 나아가고 있는지, 혹시 오늘 하루를 나태하게 보낸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 이렇게 공개적으로 사업하고 있음을 밝혔으니 내 사업에 대한 책임감이 한층 무거워졌음을 느낀다.

첫 화에서 밝혔듯이 나는 아직 성공한 사업가가 아니다. 따라서 여기서 언급한 많은 과정이 쇼핑몰 성공을 위한 지름길도 결코 아니다. 그저 평범한 취업준비생이었던 내가 사업가로서 홀로서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내가 경험하고, 고민했던 일을 공유함으로써 독자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원했다.

오늘도 TV 뉴스에서는 몇 년째 역대 최악의 취업난이란다. 그만큼 좌절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이 많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취업준비생이라면 너무 큰 좌절은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니 취업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창업이 누군가에겐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창업 경험담을 담은 업클에서의 첫 연재는 이번 화까지 총 네 편이다. 이번 연재는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창업 경험담이 아니라 창업 성공기로 다시 한번 독자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기회를 주신 업클과 내 글을 끝까지 봐준 모든 분께 감사함을 전하며 연재를 마친다.

 

이준희
쇼핑몰 ‘옐로우백’ 대표 | 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생으로 1년을 보냈고, 이후 창업하였습니다. 현재는 픽셀 트레이더스 대표이자 쇼핑몰 운영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