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 죽음 막을 수 없었나

스토리

새해 첫날 친엄마의 학대로 목숨을 잃은 4살 A양의 죽음이 어른들을 고개 숙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줌을 쌌다고 새벽 3시에 엄마를 깨웠다가 4시간이나 화장실에 갇혀 벌을 받은 아이가 안타깝다며, 대중은 아이의 친엄마를 향해 손가락질하기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A양의 가정은 이미 과거에 수차례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엄마는 결국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됐지만,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책임은 학대받는 아동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했던 우리에게도 있었던 겁니다.

‘구조신호’ 있었지만…

이혼하고 홀로 3남매를 키워온 A양의 친엄마 이 씨는 지난 2017년 5월 아이들을 방치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이게 첫 신고에 따른 조치였는데요. 당시 3남매는 아동보호 시설에 맡겨졌지만, 법원이 항소한 이 씨에게 양육 의지가 보인다고 판단해 피해 아동보호 명령을 취소하면서 아이들은 다시 가정으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같은 해 11월엔 A양의 친아빠가 A양을 때린 혐의로 처벌받아 아이들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고요. 이렇게 지난 3년 동안 이 씨 가정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만 4번입니다.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 씨를 ‘관찰 대상’으로 지정해 사고 직전인 지난해 12월에도 세 차례나 가정 방문을 요청했으나, 이 씨가 만남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멍난 법도 문제
  • 허술한 관리 체계: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대 신고 뒤에 이뤄지는 아이에 대한 사후 관리 서비스는 가해자인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며 아동학대 관리 체계의 헛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번에 숨진 A양처럼 추가로 학대 신고가 접수될 만큼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은 부모와 분리시키는 등의 조치가 더 긴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관대한 학대 행위 규정: 때리는 것만이 아동 학대가 아니죠. ‘아동방임’도 엄연한 학대 행위에 해당되는데, 현행법에선 ‘아동방임’이 범죄 이전 단계로 취급돼 관계기관이 적극적인 사후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동방임’으로 처벌받은 A양의 친엄마 역시 아동학대와 관련된 상담이나 교육 등을 강제할 수 없었다고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했습니다.
4세 여아 아동학대 사망사건 전말

지난 1월 1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주택에서 네 살배기 A양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양의 친모 이 씨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는데요. 이 씨는 경찰 진술에서 “새벽 3시에 아이가 바지에 오줌을 쌌다며 깨우자 화가나 화장실에서 벌을 세웠다, 그런데 오전 7시에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아이가 쓰러져 있어 침대로 옮겼지만, 오후에 숨졌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국과수 부검 결과 A양 머리에서 발견된 심각한 혈종(피멍)이 뇌출혈로 이어져 A양이 사망에 이르렀다는 1차 소견이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발꿈치의 심한 화상 흔적, 팔꿈치의이로 세게 물린 자국 등 A양이 학대 당한 다수의 흔적이 발견됐는데요. 처음에는 폭행이 없었다고 진술한 이 씨는 1차 부검 결과에 “아이가 잠들기 전 프라이팬으로 툭툭 진 것은 맞지만,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 라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