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 책임 뿐일까?

스토리
고양 저유소 화재 피의자로 지목된 스리랑카인 A(27)씨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풍등과 화재의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게 검찰 설명인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A씨의 선처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애먼 사람 탓?
A씨가 사용한 풍등은 화재 전날 저유소 근처 한 초등학교 행사에서 사용했던 80 여개의 풍등 중 하나였는데요. 여론은 자신의 작업 현장에 떨어져 있던 풍등을 불 낼 목적 없이 호기심에 날린 A씨보다 화재 예방 시설이 미비한 채, 감시까지 태만했던 저유소 측 책임이 더 크다고 비판합니다.

겨우 풍등 하나에?
저유소는 인화성과 폭발성이 강한 위험 시설이지만, 제대로 된 예방 시설은 없었습니다.

● 유증기 회수 장치 X : 유증기는 기체 상태의 휘발류로 종종 화재의 원인이 됩니다. ‘유증기 회수 장치’는 유증기를 다시 액체로 만들어 화재 위험을 낮춰주는 장치인데, 효율과 비용을 이유로 설치가 안 돼있었습니다. 이런 장치는 동네 주유소에도 있는데 말이죠.

● 인화 방지망 X : 유증기 환풍구에 불꽃이 닿으면 온도를 낮춰주는 금속망

● 외부 화재 감지기 X : 기름 탱크 외부에서 불이나 연기가 날 경우, 이를 감지하는 장치

● 잔디잔디는 불에 많이 취약해 저유소 주변은 보통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습니다. 그런데, 전국 저유소 8곳 중 유독 고양 저유소에만 잔디밭이 깔려 있었네요.

화재 신호는 없었을까? 
저유소 탱크 폭발 전, 불이 붙은 잔디밭에선 18분간 연기가 났지만 아무도 화재를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화재 당일 당직 근무자 4명 중 2명이 통제실에서 방범 카메라를 살피게 돼 있었는데도 말이죠. 경찰은 조만간 직원들을 불러 현장 관리 의무를 소홀한 것은 아닌지 수사할 예정입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