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면접 깨알 TIP 2

Non-technical 인터뷰 공략법 

스타트업 인터뷰는 대기업 인터뷰보다 비교적 면접자와 면접관 사이 존중의 높이가 동등하다. 면접자가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알아보는 자리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이 면접자가 오퍼를 받았을 때 수락할 수 있도록 이 시간에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대체로 technical 인터뷰 전에 짧게 팀 매니저 혹은 창업자와 대화할 시간을 갖는데 10-15분가량 회사의 비전과 비즈니스 모델, 시장 기회 등의 피치를 듣는다(스타트업일 경우 대개 리크루터가 아직 없기 때문에 매니저가 이 일을 대신한다).

 

1. 면접관의 마음가짐으로 임해라

다시 말해, 이 자리는 합격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합이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기껏 나를 어필하러 회사에 도착했는데 매니저와 창업자의 적극적인 피치를 연속으로 듣고 있노라면 ‘이게 내 면접인가 회사의 면접인가’하고 헷갈리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스타트업 리크루팅 전략인데, 면접자 또한 긴장이 누그러질 수 있고 이곳에 조인한다면 일개 사원이 아니라 주체적인 구성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마치 스스로도 면접관이 된 것처럼, 회사의 정보를 제한된 시간에 빠르게 캐내야 한다.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대개 개인의 성장, 일하는 재미, 자기 주도적인 커리어를 추구한다. 만약 ‘일’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재미’가 ‘안정’보다 먼저 생각난다면, 스타트업에 참여할 팔자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이 점을 먼저 짚고 시작하는 것도 좋다.

 

안정보다 재미가 먼저 생각난다면? 스타트업!

 

“나는 일하는 재미를 가장 큰 가치로 여긴다”로 운을 뗀 뒤 이 회사에서는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봤으며, 그에 관해 어떤 질문이 있다는 식으로 진행하면 매끄럽다. 마치 ‘너희는 어떤 걸 줄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물어도 무례하지 않다. 물론 본인이 그런 자신감을 어필할 만큼 다재다능하며 열정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2. 다양성을 어필하라

미국은 팀 내 인종, 성별, 문화 등의 다양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회사 입장에서 넓은 스펙트럼으로 팀이 조직되어야 편향되지 않는 결정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다양성이 높은 팀이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생산성/매출이 높다는 것은 맥킨지, MIT 등에서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나 구성원 수가 적은 스타트업일수록 결정 하나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이를 고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만약 백인 비중이 높은 스타트업이라면, 아시아, 히스패닉, 아프리카 등의 유색인종이 유리할 수 있다. 또한 남자 비중이 높은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여자 프로그래머가 소중하다. 

비록 다양성이라는 굴레에 갇혀 불합격될만한 사람도 합격시킨다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는 팀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언제나 모니터링하며 고심한다. 마찬가지로, 만약 본인이 성 소수자라면 그것을 먼저 밝히는 것도 좋다.

기본적으로 먼저 회사에서 첫 만남에 preferred pronouns(선호하는 대명사-he, she, they 등 남녀와 그 이외의 성별 여부를 구별하기 위해 사용됨)를 물어보기 때문에 서로 불편할 일도 없다. 이렇게 스스로가 ‘나 같은 사람은 흔치 않음’을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범위에서 자연스럽게 어필하는 것은 큰 무기이다. 

 

본인이 불러 달라고 할 땐 그렇게 불러주자 (출처 : 김성모 [마계대전] 중)
 

또 하나, 스스로 한 가지 fun fact를 가져오는 것은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팁이다. 내 경험으로도 매니저가 여러 지원자 중 한 명을 기억할 때 fun fact가 있다면 너무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굳이 내가 특수한 경험을 하지 않았어도 좋다. 오히려 더 시시할수록 재미있는데, 우리 회사에 지원한 어떤 사람은 인터뷰에서 “나는 펩시와 코카콜라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구별할 수 있다”라고 말해 우리 사무실에서 한동안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게 가능하다/불가능하다로 점심시간 내내 토론하기도 했다.

 

3. 나를 뽑지 않을 이유를 물어봐라

이것은 개인적인 팁인데, 항상 면접의 마지막에는 “더 물어볼 것이 있는지” 무조건 질문이 온다. 보통 질문을 준비해왔어도 면접 도중에 이미 다 하기 마련이라 할 수 있는 질문이 마르는데, 이때 내가 효과적으로 썼던 질문은 “나를 뽑으려고 할 때 가장 고민되는 점이 무엇인가요?”였다. 예상하기 힘든 질문이기도 하거니와 만약 면접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나를 위한 피드백이 되었으며, 회사에도 본인이 적극적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표명할 수 있었다. 

대체로 고민 끝에 “경험이 많지 않다”, “만약 매니저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등 한두 가지를 이야기하는데, 여기서도 발끈해서 반박하지는 말고 “나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나는 잠재력이 충분하니 팀에서 나의 발전에 같이 힘써주면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다” 같은 방향으로 받아치는 것이 좋다. 마치 택견처럼 상대가 지르는 에너지를 알맞게만 맞받아친다면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발전할 지원자라는 인식은 확실히 박힐 것이다.

 

그렇다고 발끈하지는 말자 (출처 : tvN SNL)

 

오퍼를 받았을 때 짚어봐야 하는 점들

인터뷰가 좋게 끝나도 오퍼는 생각보다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에 비해 대체로 좋은 말이 오고 가기 때문에 내가 인터뷰를 잘 봤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에서 나를 좋게 평가하고 높여 불렀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믿지는 말자. 그렇게 말할 만큼 뛰어난 지원자는 또 있기 마련이다.

미리 기대 연봉을 오픈했다고 해서 그렇게 오퍼가 올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인터뷰는 끝났지만 본인이 오퍼를 수락할 때까지는 계속 줄다리기에 집중해야 한다. 보통 스타트업의 오퍼는 대기업의 오퍼보다 꽤 낮아서 여러 오퍼를 놓고 고민할 때에는 항상 대기업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보통은 대기업에서 보장되는 연 보너스, 사이닝 보너스가 스타트업에서는 흔치 않기 때문에 실제로 더 큰 격차를 보인다. 이를 꼭 염두에 두고 협상해야 한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을 해야 도전하는 젊은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본인이 안정되고 나서 도전하는 것이 무작정 도전하는 것보다 훨씬 계획적이고 진취적인 삶이다. 고민이 된다면 마음에 들었던 회사에 솔직하게(그렇다고 너무 자세하지는 않게)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다. “나는 이곳이 마음에 들지만, 더 나은 조건을 받았기에 고민 중이다”라고 이야기하면, 회사 차원에서도 기꺼이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알아봐 줄 것이다. 베네핏이나 work life balance의 보장 같은 무형적인 것들로라도 말이다.

 

 

연봉협상에 적극 임하고, 생각보다 연봉이 나쁘지 않게 제안이 왔어도 한 번은 꼭 튕겨보길 추천한다. 협상에 바뀌는 점이 없어도 회사가 미래에 또 발생할 연봉 협상에 협조적으로, 유연하게 내 말을 들어줄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장할 스타트업에서의 본인의 위치에 대한 자각도 짚어봐야 하는 점이다. 급하게 성장하는 회사에서는 언제나 팀의 성장 속도와 수혈되는 인력의 속도 차가 발생하고,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해 기존의 멤버가 임시로라도 그 책임감을 물려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본인은 크게 성장하고 만약 그 속도를 따라갈 수준이 되면 Jeff Dean, Marissa Mayer, Chris Cox 같이 가파른 커리어를 탈 수 있다.

이 또한 돈의 가치로 현재 환산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스타트업에서 본인의 위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가?  불완전한 제품이더라도 그것을 뛰어넘을 만한 장점을 갖고 있는가?  팀은 conflicts를 어떻게 조정하는가? 회사가 가장 크게 마주한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만약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우면 면접을 봤던 오퍼를 준 회사 매니저에게 따로 연락해 커피를 마시자고 제안해도 좋다.

사실 면접을 볼 때보다 더 크게 정신적 고통을 받는 때는 바로 결정의 순간이다.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에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가, 후회는 하지 않을까,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등 수많은 의문의 파도 속에 휩쓸리게 된다. “과연 나는 여기에 나의 3년을 쏟을 수 있는가”라고 자문했을 때, 3년 뒤 스스로의 모습이 확실치는 않아도 희미하게나마 보인다면, 비로소 당신은 accept 버튼을 누를 준비가 된 것이다.

 

+ tip :  Technical 인터뷰 평가항목

Technical 인터뷰는 분야에 따라 언어와 기술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회사의 tech stack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프론트엔드, 백엔드, 머신 러닝 등 각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어떤 언어, 툴, 프레임워크를 쓰는지 알아내서 본인이 거기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본 후 접근하기를 추천한다.

글로벌 평가요소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아 모든 회사 인터뷰를 대표하기는 어렵지만, Triplebyte에서 제공하는 일반적인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Coding Productivity: raw code output에서 볼 수 있는 코드 설계 능력
  2. Professional Code: 코드의 퀄리티와 산업 기준에 맞는 스킬/지식
  3. Algorithmic Knowledge: 알고리즘/데이터 구조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4. Technical Communication: 테크니컬 아이디어를 팀원과 깔끔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
  5. Architecture Skill: 프로덕션 스케일의 애플리케이션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

    이 외에도 프론트엔드, 백엔드, 머신러닝, 모바일 등에 특화된 평가 기준들도 따로 존재한다. 

    체스터 조
    Triplebyte 디자이너 | 실리콘밸리 인재채용 플랫폼 Triplebyte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미국유학부터 취업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려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