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은 규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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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타다’ 같은 공유경제 스타트업이 여러 규제에 막혀 고전하는 것을 보면서,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는 스타트업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그럴까?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테크 기업들이 내놓는 공유경제를 피부로 체감하는 필자로서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동의한다. 아침에 일어나 우버를 타고 출근하며 출장갈 때는 에어비앤비를 빌리고 재미로 공유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다만 동의 할수없는 부분은 규제에 관한 부분이다.

 

우버도 피할 수 없는 규제 

우리가 잘 아는 공유경제 우버를 보자. 우버는 미국 각주에서 내놓는 각기 다른 규제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버 기사 복지에 관한 규제가 대표적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기사에 대한 최저 시급 보장과 차량 보험을 엄격하게 지키라고 한다. 우버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 인건 비용이 치솟았고, 결국 우버 이용가격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뉴욕에서는 택시 면허가 없다면 우버를 운전할 수 없게 만들었다. 

대부분 공항에서는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어 나가야만  우버를 탈 수 있게 막아 놓았다. 이런 규제들 때문에 우버는 기존 택시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던 가격경쟁력과 편의성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우버는 밀려오는 규제들과 때론 타협하고 때론 맞서며, 언젠가는 상용화될 자율주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선 자유, 후 책임’ : 미국의 스타트업 길들이기

또 다른 경우로는 공유 스쿠터 업체들을 꼽을 수있다. 2-3년 전부터 우후죽순 생기던 공유 스쿠터 업체들은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편리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길거리 곳곳마다 고장난 스쿠터들로 쌓여있다. 도로와 인도로 좌충우돌 달리는 스쿠터는 일반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넘어서 안전까지 위협한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이같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쿠터 할당제’라는 규제를 들었다. 2019년 부터 우버, 라임, 스쿳, 버드 등등의 스쿠터 업체들을 괴롭히는 할당제란 정해진 지역에서만 공유 스쿠터를 배치할 수 있으며 각 회사 당 배치된 공유스쿠터들의 총 개수를 500개 이상 넘기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스쿠터 할당제 같은 규제들 때문에 당장 라임같은 스타트업들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도시에 진입하면서도, 또 규제가 심해진 도시들에서는 철수를 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규제들이 나타날지 모른다. 초기 단계인 공유 스쿠터업체들은 최근 들어 직원 고용을 줄이며, 경쟁업체들과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자랑하는 ‘스타트업 샌드박스 제도’는 초창기 스타트업들에게 많은 자유를 부여한다. 하지만 사회현상으로 자리잡히는 시기가 오면 철저한 규제가 뒤따라오는 형국이다. 지금도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도 엔지니어 작업량의 20% 정도를 각종 규제에 대응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현존하는 규제’, ‘언제 어떻게 생겨날지 모를 규제’들과 끝없는 전쟁을 치를 것이다.

다만 한국과의  차이점은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유로운 샌드박스 환경을 조성해 공유 스타트업, 공유 자동차 같은 공유 기업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렇게 뿌리 내린 후, 부담스럽지만 지킬 수 있는 수준의 규제를 요구한다. 물론 상당수의 기업들이 규제의 여파에 밀려 파산을 겪곤한다. 하지만 한국처럼 스타트업들의  숨통을 초기부터 완전히 끊어 놓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