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뒤에서 웃고 있는 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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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재택근무 그런 것 없었어.”

최근에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그중 가장 눈에 띈 변화를 얘기하자면 한국 대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재택근무를 통해 전염을 막고 직원들의 안전을 생각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낯선 근무방식에 당황스러울 법도 한데 의외로 재택근무 제도가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라떼는 재택근무 그런 거 없었어” 라고 하는 부장님 세대와 뭐가 달라졌기에 새로운 제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일까?
사실 재택근무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비단 코로나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이 있다. 그중 최근 미국에서 주식상장을 끝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줌(Zoom)의 공이 크다. 

코로나 사태에 미국 주식시장 역시 맥없이 폭락하고 있다. 모두가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경험하는 가운데, Zoom은 최고 주가를 찍었다. Zoom은 비디오 화상 미팅 소프트웨어 테크 회사로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회사가 이들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회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를 맡으며 하루 약 6개의 미팅을 잡는데, 그중에 Zoom을 사용하지 않는 미팅이 없을 정도다.

 

 

값싸고 질 좋은 화상 미팅 소프트웨어 Zoom

과거 2000년대 초반에도 여러 회사가 씨스코(Cisco)의 웹 엑스(Webex) 와 스카이프(Skype)를 통해 비디오 화상 미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비싼 값 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퀄리티 때문에 기업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는 당시 재택근무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1년, 혜성같이 등장한 Zoom은 4G(4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비디오 화상 미팅 소프트웨어 시장을 사로잡았다. Zoom은 뛰어난 퀄리티 대비 낮은 가격 그리고 무료 체험 버전을 무기로 Webex와 Skype 같은 대기업 소프트웨어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 후로 Zoom은 웹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화상 미팅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했다.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함과 빠른 적응력으로 실리콘밸리의 환영을 받았다.

 

“이젠 Zoom이 있잖아요” 

Zoom의 CEO 에릭 원(Eric Yuan)은 27살까지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주식상장까지 이뤄냈다. 지금 그는 약 6조 원의 가치평가를 받는 CEO다. 그는 직원을 뽑을 때 얼마나 변화에 적응을 잘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를 중요시한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뽑은 직원들에게 일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끊임없이 노력한다.

Zoom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점검하기 위해 모든 비즈니스 미팅과 개발자 회의 등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직접 소비자가 되어 점검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 ‘믿고 쓰는 Zoom’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편리하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 실리콘밸리와 한국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근무환경이었다. 절대로 바뀔 것 같지 않던 한국 기업의 근무환경에 변화가 찾아왔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다. 

그 뒤편에는 재택근무를 실현하기 위한  Zoom의 노력이 있었고, Zoom에게는 끊임없이 배우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어색한 재택근무에 한국 기업들이 ‘비효율적이다’라며 실음을 앓고 있다고 들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 때는 말이야, 재택근무 그런 거 없었어”라는 부장님의 핀잔에 “이젠 Zoom이 있잖아요” 하며 맞받아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