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적금의 함정 …예금과 적금의 차이 

“천만 원짜리 적금해 주세요?”

오소리 언니가 입사 후 가장 먼저 들었던 금융 상품은 T 저축은행의 연이율 7%의 적금이었다. 그 당시 T 저축은행은 특이하게 수요일마다 오후 9시까지 문을 열어,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나도 퇴근 후에 갈 수 있었다. 또 5명이 같이 모여서 오면 우대금리를 더 줘서 최고 7%까지 금리를 주기도 했다. ‘다음’ 카페에서 공가(공동가입) 할 사람들을 모집해서 다섯 명이면 그 지점에서 각기 적금 통장을 만들고 쿨 하게 헤어졌다. 생각해보면, 8년 전인데도 상품을 위해 모르는 사람을 모았던 나는 꽤 재테크에 신경을 썼던 사람이었나보다.

얼마 전 은행별로 나온 연 5%짜리 특판적금이 유행했었다. 가입금액이 30만 원으로 1년 만기로 제한을 두었는데,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30만 원씩 5%의 적금에 가입해도 실제 이자는 세후 82,485원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적금은 은행의 ‘미끼 상품’이다. 이런 고금리 미끼 상품을 파는 이유는,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고, 조달금리가 낮은 입출금통장이나 스마트뱅킹, 카드 발급, IRP 계좌 개설 등을 위한  교차판매를 위해서다. 

금리를 떠나 재테크 초보자들에게 적금은 꼭 필요하다. 금리가 낮더라도 안 쓰고 목돈을 모아야 투자도 하고, 보증금을 올려 월세도 줄일 수 있지 않나. 

천만 원짜리 적금해 주세요.

하루에 한두 번 정도는 듣는 소리다.

“천만 원짜리를 만들려면 83만 원씩 매월 넣으셔야 해요”라는 대답을 해야 하나

“천만 원을 1년간 묶어두고 싶으시단 거죠?”라고 다시 재질문 해야 하나 항상 고민한다.

이렇게 묻는 사람의 80%는 예금을 적금으로 착각해서 하는 소리이다. 나머지  20%는 1년 동안 1,000만 원을 만들고 싶다는 뜻이다. 예금과 적금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예금’은 종잣돈을 한 번에 저축해서 만기가 되면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것이고, ‘적금’은 정기적으로 또는 자유롭게 돈을 적립해서, 종잣돈을 만드는 것이다. 돈을 안 쓰고 모은다는 측면에선 같지만, 모으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한꺼번에 넣고 만기에 찾느냐 VS 만기  때까지 나눠서 넣고 찾느냐)

이자 계산방식도 다르다. 

금리가 똑같은 2%라고 가정했을 때, 

연 600만 원짜리(50만 원 X 12개월로 환산한 돈) 연 2%인 1년 만기 예금의 세전 이자는 120,000이다.

정기예금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은 너무 쉽다. 

600만 원 X 2%를 곱하면 된다. 

월 50만 원짜리 연 2%인 1년 만기 적금의 세전 이자는 65,000이다.

어? 같은 2%인데 적금이 이자가 적네.

정기적금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 달에 낸 돈의 이자는 2%를 다 주지만, 두 번째 달에는 11/12 마지막 달에는 1/12만큼의 이자가 나온다.

즉 굳이 계산해 드리면 아래 표와 같다.

 

 

어라 마지막 달에 넣는 50만 원에 대한 이자가 겨우 850원이었다고?이것도 만기까지 유지했을 때이고, 사실 적금을 만기까지 가져가는 확률은 한 50% 정도라고 보면 된다. 정기예금은 여유자금을 묶어놓는 거니 상대적으로 중도해지가 적다.

정기적금은 가처분소득에서 매월 한 번씩 12번이나 넣어야 하니, 사정에 따라 내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  자동차를 사거나,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쉽게 깨버리기도 쉽다.

 

겪어본 사람은 안다. 만기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 

적금 중도 해지할 때는 예금보다 아무래도 쿨하다.

“이자도 별로 안 되는데 해지해 주세요”

뭉탱이 돈을 만들어야 투자도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이 힘들다고 포기해 버리니 안타깝다. 머리 아프게 적금 이자를 계산해볼 필요 없다. 같은 금리라면, 대략 정기예금 이자의 절반가량이 적금 이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정기예금 금리보다 정기적금 금리가 높다. 정기예금이 1.6 %이면, 정기적금은 2%이다.

그래도 1,000만 원짜리 수표를 가져와서,

” 정기예금 말고 정기적금으로 하면 안 되나요?” 할 수 없다. 목적이 다르고, 이자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적금이 만기 되면, 그 돈을 정기예금으로 묶고, 다시 적금을 시작하면 된다. 

하나의 팁을 더 드린다면, 적금의 종류에는 매월 같은 금액을 모아서 만드는 정기적금이 있고, 납입 금액과 납부 일을 정하지 않는 자유 적립 적금이 있다. 자유 적립 적금 이율이 정기예금 이율보다 높을 때도 있다. 그럼 목돈을 정기예금 말고, 자유 적립 적금 상품에 넣는다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만기 1년이 길다면 6개월 단위로 하면 지루하지 않다. 적금 만기 통장에 ‘만기 해지’도장을 예쁘게 찍어준다. 만기를 한번 맛보면, 그 뿌듯한 마음의 힘을 받아 돈을 더 증액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아 만기 되었다고 ”공돈“ 같은 그 이자를 쓰면 안 된다. 그 이자까지 같이 묶어야 ”복리”가 되기 때문이다.

 

만기의 기쁨을 함께 누려봄이 어떠신지? 

 

오소리언니
은행원 | 11년차 은행원입니다. 유튜브 채널 ‘오소리언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