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달리지 못한다면… ○○○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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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비 오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 있기보다는 나가서 뛰어놀기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하거나, 비 때문에 옷이 젖어 눅눅한 기분이 들어 비 오는 날이 싫었다. 그래도 가끔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름대로 어울리는 음악이나 음식으로 분위기를 내보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러너가 되어버린 이후부터 내게 비 오는 날은달릴 수 없어 우울한 날이 되었다.

실내운동과 달리 로드 러닝을 하다 보면 계획했던 만큼 뛰기 어려운 상황이 찾아온다. 비나 눈, 미세먼지나 강풍이 심해 달리기를 포기해야 하는 날이 생기기 때문이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달릴 수 없는 날이 우울하게 느껴지고 오늘의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초조한 마음이 든다면 러닝을 위한 간단한 보강 운동을 통해 내일의 러닝을 준비할 수 있다. 부상 중인 러너나 꾸준한 러닝으로 실력향상을 목표로 하는 러너들에게도 보강 운동은 필수 과제이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보강 운동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스쿼트, 런지, 플랭크

<일러스트 : 김지연>

목표는 코어 강화! 러닝은 시작부터 끝까지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운동이기 때문에, 코어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복부, 엉덩이, 골반 등 신체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훈련해 자세를 바르게 잡아주면 자연스럽게 러닝 자세도 좋아진다. 또한 러닝을 시작하면서 허리에 통증을 느낀다면 코어 운동을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스쿼트런지는 자신의 주변에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자세로 해야 하기 때문에 횟수를 늘리기보다 적게 하더라도 자극을 느끼는데 집중해야 한다.

플랭크는 별다른 기구 없이 풀, 엘보우, 레그레이즈, 사이드플랭크 등 다양한 동작으로 코어를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이다. 생각보다 플랭크 동작을 쉽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확한 자세로 몇 가지 동작을 루틴으로 실시하면 짧은 시간에도 비 오듯 땀이 오고 팔이 후들거릴 수 있음에 유의하자.

 

2. 발목 운동

<일러스트 : 김지연>

트랙 러닝이 이닌 로드 러닝이라면 돌멩이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 때문에 발목을 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발목까지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을 신어주면 좋지만, 나에게 맞는 신발을 찾다 보면 발목의 안정성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발목은 한번 삐기 시작하면 반복적으로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 소중한 발목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발목 까딱거리기이다.

먼저 1)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의자, 바닥 상관없음) 2) 다리를 편하게 펴고 3) 발목을 까딱거린다. 간단하다. 이때 발목은 3-1) 발끝을 앞으로, 3-2) 몸쪽으로, 3-3) 새끼발가락을 발의 안쪽으로 누르는 느낌으로, 3-4) 엄지발가락을 바깥쪽으로 누르는 느낌으로 움직여 발목의 전후좌우로의 움직임을 강화할 수 있다.

이 동작은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수업이나 업무 중에 쉽게 할 수 있어, 평소 발목이 약한 러너라면 부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가벼운 근력 운동

<일러스트 : 김지연>

‘근력 운동’이라 하면 왠지 헬스장 기구를 사용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울퉁불퉁 거대한 근육이 아니다. 과한 근육은 오히려 몸을 무겁게 만들어 러닝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저강도 고반복의 운동을 통해 근육의 크기를 키우기보다 근지구력을 향상하는 것이 러닝에 도움이 된다.

정확한 자세로 세트당 횟수를 늘린다면 2~3kg의 무게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정도의 무게는 집에 있는 페트병에 물을 채우거나, 적당한 무게의 물건을 찾아서 할 수 있어 굳이 덤벨이 종류별로 있는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4. 수영

러닝을 하다 보면 하체에 많은 피로가 쌓인다. 무릎과 발목, 종아리에 근육도 뭉치고, 매일 이렇게 달리다간 관절이 금방 닳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때 가장 좋은 운동이 수영이다. 일단 물속에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가 줄어 달리기로 쌓인 다리의 피로와 근육을 풀어주는 데 좋다. 더불어 수영 호흡법을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러닝 호흡에도 도움이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나의 경우에도 철인 3종 도전을 위해 수영을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러닝 훈련할 시간은 줄었지만, 훨씬 편하게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유독 다리의 피로감을 많이 느끼거나 장거리 러닝을 자주 하는 러너들에게는 꼭 수영을 추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운동 이외에도 러닝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보강 운동을 유튜브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카페오픈케어에 가입해보면 러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선배 러너들의 노하우가 담긴 자료를 보고 나만의 러닝 보강프로그램을 구상해보자. 

 


 

<러너스월드>라는 러닝 잡지의 SNS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덥다고 안 뛰고, 춥다고 안 뛰고, 비온다고 안 뛰면 도대체 언제 뛸 수 있냐’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무릎을 ‘탁’ 친 적이 있다. 대회에 나가다 보면 3월까지는 춥고 5월이면 덥다. 10월은 돼야 뛰기 좋은 날씨가 되고 11월 말이면 다시 또 추워진다. 거기에 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비 오는 날까지 우리를 괴롭히면 정말로 뛰기 좋은 날이 며칠이나 될까? 그래서 열정적인 러너라면 더 건강한 달리기를 즐기기 위해 언제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 달리는 것만이 러닝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러닝이 가진 매력에 더 빠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