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방수 ‘팔란티어’…알면 다친다? 

‘코로나 해결’ 최전선에 나서다

페이팔의 공동창업자로 유명한 피터 틸(Peter Thiel)이 2004년에 설립한 팔란티어(Palantir)는 현재 기업가치가 40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유니콘 기업 이름이 생소하다고? 이상할 것도 없는 게 그만큼 그들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었다. 그런 그들이 최근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해결하는데 전면에 나섬으로써 베일이 벗겨지는 듯하다. 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는 소식에 환영을 받는 이들이 동시에, 알면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회사라고 부각되는 모습이 흥미롭다. 

팔란티어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며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시공간을 초월해 앞을 내다보는 마법 구슬을 지칭한다. 이름 그대로 팔란티어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공공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때 스타트업이 빅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특이하고 트렌디한 케이스로 여겼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빅데이터 활용은 AI, 자율 주행 등 더 멋진 기술들에 뒤로 밀리는 듯한 취급을 받았다. 그렇지만 빅데이터 기술은 지난 10년간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켰고, 여전히 어느 기술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아마존은 고객들의 수요를 맞춰서 효율적인 공급을 할 수 있었고, 구글은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맞춤형 광고를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 있었다.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창립자 피터 틸 (사진 출처 : 불룸버그)

 

그렇다면 팔란티노는 빅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 걸까. 그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기업 비리, 금융사기, 테러 등을 추적하고 실제로 첩보 기관 급의 성과를 내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2005년, 팔란티어는 미국 CIA를 첫 고객으로 맞이하면서 급성장했다. 그들은 CIA의 자금으로 만들어진 In-Q-Tel에 200만 달러를 투자를 받았다. CIA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점점 완성도 높은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만들었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그들의 행적을 놓칠 리 없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CIA를 필두로 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해병대, 공군 특수작전 사령부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들이 해결한 가장 큰 사건으로 오사마 빈라덴 추적 작전이 있다. 오사마 빈라덴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10년 동안 인공위성에 잡히지 않는 험준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지에서 숨어지냈다. 미국은 2007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부터 빈 라덴의 연락책의 정보를 확보했다. 그 후 2년 동안 연락책의 행방을 뒤쫓았고 대략적인 거주 지역을 파악하자 마침내 빈 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냈다. 2011년 당시 신생 스타트업이었던 팔란티어는 연락책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면서 미군에게 정확한 위치를 보고했다고 전해진다. 

이 밖에도 JP 모건을 비롯한 유수의 에너지기업, 소비재 기업 등의 고객들이 당한 금융 사기 사건들을 전담하고 처리해왔다.  특히 JP 모건은 팔란티어 시스템을 이용해 내부 거래나 정보 유출 등의 내부 스파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 직원들의 이메일은 물론 사이버 활동, 퇴근 후 이동 경로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위험을 탐지하고 있다. . 

 

영국과 프랑스, 독일까지 영역 넓혀

2020년 현재 팔란티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경로와 감염자들을 추적하는 데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감염자와 접촉자의 통화기록, 금융 거래내역, 소셜 미디어 활동 및 여러 정보를 조합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성과를 내고 있다. 더 나아가서 앞으로의 감염 경로까지 예측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국들이 앞다투어서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고  팔란티어에게 도움을 청했다.  덕분에 세계적인 스타트업들과 많은 대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고 당장 몇 개월 후 존립 여부 자체가 불분명한 와중에도 팔란티어의 주가는 홀로 치솟았다.

하지만 팔란티어도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이러니하게도 팔란티어가 일을 너무 잘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정부 기관의 그늘 아래, 규제받지 않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들이 수집한 데이터의 양이 많다는 것은 그들이 많은 사람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에 나도 포함될지도 모른다. SNS에 함부로 글을 쓰기도 무서울 정도다. 이제 팔란티어의 감시망은 미국을 넘어서 유럽까지 확장됐다. 

 

팔란티어가 코로나 사태 종식 후에도 꾸준히 유럽과 미국 산하 정부 기관들과 함께 데이터를 모은다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잦은 페이스북을 뛰어넘는 절대기관으로 군림할 수도 있다. 팔란티어는 지금 이 시각에도 개개인의 성향, 사적인 정보 등  어머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만약 팔란티어가 하는 일들을 안다면 그 위험성에 누구나 두려움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팔란티어에 대해 알면 알수록 다칠 수도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