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찾은 나만의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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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으로 예산 절감을 

군 전역 후 꽤 오랜 시간을 근무하면서도 많은 돈을 모으진 못했다. 나에게 있는 건 청약과 2~3가지 정도의 적금통장이 전부일 뿐 창업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카페 적정 창업비용으로 7천만 원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지만(임대료+인테리어+전자제품) 빠듯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예산액을 줄이기로 했다. 커피머신을 제외하고 ‘핸드드립’으로만 내어지는 커피 전문 ‘스몰 숍’을 하겠다고. 머신에 추가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핸드드립에 필요한 기기들은 머신의 반값도 안되기에 자본도 여유롭고,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커피머신이 들어가는 카페는 예산액이 많이 추가된다. 머신에 필요한 정수 필터, 제빙기, 그라인더 등도 같이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이 여유롭지 않다면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단,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숍을 목표로 한다는 가정하입니다). 

반대로 커피머신에 자금을 많이 투자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인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면 보급형 커피머신과 그에 맞는 조합을 맞추면 예산액 안에서도 카페를 구상할 수 있다(어쩌면 더 줄어들수도 있겠고요).

 

 

우여곡절 끝에 찾은 나만의 커피숍… 상권과 컨셉 

총 4~5군데 매물을 골라놓고 이리저리 고심했다. 대부분이 젊은 층들의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비인기 동네였다. 아무래도 임대료가 부담스러웠기에 번화가인 동명동은 생각조차 할수 없었다. 

동명동은 광주광역시에서 ‘투자 진흥 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젊은이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청년 창업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태원 경리단길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몰리자, 임대료가 갑작스럽게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른바 ‘핫 플레이스’에서 창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은 직면하는 고충일 것이다. 그렇기에 더 발품을 열심히 팔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썩 끌리는 곳이 없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이는 상가가 대부분이었다. 동구에서만 근무를 했던 탓인지, 다른 지역은 들어오지 않았다(계림동과 동명동은 모두 동구에 있지만, 동명동은 광주에서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었다). ‘베라장’에서 어떤 것이 유행인지 몸소 경험했기에 자신 있었다. 다만 조금 낮은 임대료를 갖춘 상가건물이 있기를 바랬다.

운이 좋게도 가깝게 지내는 동구의 한 부동산을 찾아가 원하는 조건을 말씀드렸더니, 마침 한 군데가 나왔다고 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동명동의 한적한 길목에 있는 신축상가주택 건물 앞에 주차했다. 1층은 상가였고 2층은 주거용으로 만들어진 건물이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관찰하고 관심을 가졌다. 임대료도 보기 드물게 적절했다. 

보증금1 ,500에 월 80(18평). 20평 기준 기본 3,000에 150을 달라는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했다. 건물의 위치는 가까이로는 동명동, 충장로, 조선대, 동구청, KT 건물, 주민센터 등이 인접해 있었다. 회사원부터 대학생, 어르신들까지 세대를 아우르고 오가는 길목에 위치했다. 막연하게 뭐든 다 좋게만 보였다. 며칠을 더 고민하고 골머리 써봐도 온통 머릿속엔 그 상가건물밖에 생각나지 않았고 곧바로 연락을 취해 계약하기로 날을 잡았다.

 

모든 걸 다 품을 순 없다

구상했던 핸드드립 숍의 공간과 상가건물의 위치는 내 시나리오와 너무 잘 맞았다. 시끄럽지 않은 도로와 한적한 골목길. 너무 번화가답지도 외지지도 않은 거리. 많은 원룸과 회사까지 자리 잡고 있었다. 20대와 30대 더 나아가서는 어르신까지 공략할 수 있을 거란 판단이 들었다. 

다만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숍의 위치가 굳이 찾아오진 않고서야 알기 힘든 곳에 있었다. 따라서 유행에 민감한 어린 손님들은 철저히 배제하기로 했다. ‘대중성 있는 카페’를 버리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비록 외지지만 우리 숍의 커피를 즐기러  찾아오는 분들을 위해서만 모든 에너지를 쏟고자 했다. 내 역량 역시 전 연령층과 모든 고객들의 니즈를 아우르기엔 턱없이 부족하리라 판단했다. 그에 맞는 상권과 컨셉(아이덴티티)을 잡아 가기로 했다. 

‘카페가 아닌 커피를 하자’라는 결심을 했으니 자연스럽게 커피에 가장 잘 맞는 디저트가 뭘지 고민했다. 테이블 위의 ‘주’가 되기 보다는 ‘부’가 되어 커피의 맛을 극대화하는, 말 그대로 곁들이기 좋은 디저트를 구상했다. 구운 과자와 당근케이크, 치즈케이크를 택했고, 그때그때의 원두와 잘 어울릴만한 것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서서히 아이덴티티가 잡혀갔다. 

 

매장에서 내어 드리는 당근케이크

 

현실의 벽 자금 문제 

젊은 나이에 사업을 준비하거나 계획 중인 분들은 현실적으로 가장 궁금해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힘들게 오픈을 했던 케이스여서 누구보다 현실의 벽을 실감했고, 절망했고 힘들었다. 창업을 눈앞에 두고 계약에 앞서 저축한 돈을 모아 보았다. 있는 돈, 없는 돈을 힘들게 끌어모았다.  청약과 적금 담보대출(적금의 90%까지 대출) 그리고 친누나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정확한 액수로는 청약과 대출 약 1,000만 원. 누나의 도움 1,800만 원, 신용보증재단 2,000만 원. 총합 4,800만 원이란 큰돈을 들여 18평의 작은 핸드드립 숍을 창업했다.  만약 내가 커피머신을 이용한 숍을 준비했다면 이에 약 3,000만 원 정도를 추가해야 했을 것이다.  

사업을 준비하는 분은 익히 알고 있을 신용보증재단은 청년의 부푼 꿈을 실현해주는 좋은 기관이다. 그러나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곧바로 돈을 빌려 줄 것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청년창업 대출‘은 창업을 앞둔 사람들이 자금이 부족하여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공사는 끝내고 운영을 하루라도 하고 있어야지만 대출 보증이 가능한 상품이다. 상품의 이름만 보고 들었을 땐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금이 부족하여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상품이라 생각했지만, 곧  크게 실망하고 절망했다. 이미 계약금을 걸어두었고 남은 보증금 잔금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당시 나에게 잔금을 치룰만큼 큰돈은 없었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분의 도움으로 보증금은 일단 낼 수 있었다. 

창업 대출이라는 이름보단 운영자금대출이 맞을 듯싶다.  서비스업. 식음료를 다루는 형태의 음식점은 최대 2,000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 한도와 지원금은 업태의 형태와 종목 그리고 국가 지원금의 잔금에 따라 유동적이다.  나는 숍을 오픈하고 나서 신용보증재단 대출을 곧바로 신청했다. 그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