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간을 보여주고 싶은가요_Ep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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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발품 팔 걸 “…예산 맞춘 컨셉 구현하기   

우여곡절 끝에 인테리어에 착수했다. 아는 사람 소개로 인테리어 업체와 연결됐다. 사실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하기 전에 이미 나의 머릿속에서는 커피숍  공간에 대한 구성이 끝난 상태였다. 이 역시 가지고 있는 예산안에서 원하는, 혹은 운영하고자 하는 컨셉에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내가 생각한 공간은 핸드드립 커피샵의 특성상 은은하고 따뜻한 장소였다. 핸드드립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은 고객들에게 한잔의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혼자서 사색에 잠기거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아늑한 장소 말이다. 자주 다녔던 근처 드립 커피숍인 ‘무등산 커피’ 와 ‘로이스 커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무엇보다 내 정서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따뜻한 우드톤을 원했다.

인테리어 소품 역시 개별 테이블 의자보단 벤치 의자, 핸드드립 하는 과정을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바,  그리고 혼자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순간을 방해하지 않는 1~2개의 개별 테이블 등을 각각 구성했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잔잔한 재즈와 기타 혹은 피아노 음악을 틀어놓고자 했다. 

바의 제조 과정

전체적인 인테리어에 대해 스케치 미팅을 진행했다. 사전에 모티브로 잡아놓은 공간의 사진들을 보여주고 인테리어 팀과 의견을 조율했다. 건물의 상태는 신축이었으므로 흠잡을 데 없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였으나, 베라장의 경험으로 미리 수압과 전력량의 체크를 빼먹지 않았다(핸드드립 매장이므로 많은 전력량과 수압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냉장고와 냉동고 각 1개와 쇼케이스, 온수기, 에어컨, 핸드드립 그라인더, 커피포트, 전자레인지 등의 기물들은 그다지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다. 따라서 업장이 크지 않다면, 상가 기본 전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수압 역시 커피머신이 없는 관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정을 맡겼을 때, 생각했던 품목들

깐깐한 점검을 미안해하지 말자

미리 말해두지만 하고자 하는 공간의 구성이 확실하거나 컨셉과 의지가 확고하다면, 인테리어 팀에게 맡기는 공사를 추천하지 않는다. 

나의 경우 테이블 구성(모양과 크기), 제조 바의 위치, 그 밑에 들어간 기물들의 크기와 위치 등 하나하나 세세하게 구성을 해두고 인테리어 업체에 맡겼다.

공사 공정과정의 부분은 모르기에 맡겨야 한다고는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좀 더  발품 팔 걸’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비용적인 문제도 있다. 신축 건물이라 보수할 부분도 많지 않았고,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돈이 들었다.

또 클라이언트인 나와 인테리어 팀과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하더라도 종종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공사 현장을 수시로 체크했다. 생각했던 디자인이 나오지 않았을 때는 단호하게 바로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상했던 공간의 이미지가 하나라도 바뀌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기에 나를 위해서 또 가게를 위해서라도 매일 현장을 체크하고, 인테리어 업자들을  좀 더  귀찮게 해야 한다. 나는 제작을 부탁한 테이블의 높낮이가 원하는 높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몇 번이고 수정을 요청했다. 또  페인트 색과 블라인드의 디자인들도 여러 번의 긴급 미팅을 거쳐 원하는 사이즈와 디자인을 분명히 전달했다(인테리어 팀장은 공사가 끝난 뒤  나를 대하기가 무척 힘들고 까탈스러웠다고 말했다).

공사 기간은 꼬박 3주 정도가 결렸다.  테이블과 의자, 조명은 목재 거리에 가서 눈으로 확인한 뒤  주문했다. 그 외 도장과 바닥 등은 인테리어 팀에서 도맡았지만, 식기와 부자재 등은 틈틈이 직접 준비했다.

구상했던 스케치와 여러차례 점검을 거쳐 실현된 ‘리메인 커피’